에이슬립, 종근당 이어 한독과 '크로노트랙' 유통 계약 — 제약 파트너 2곳으로

서울에 본사를 둔 수면 인공지능(AI) 기업 에이슬립(Asleep)이 디지털 의료기기 ‘크로노트랙(ChronoTrack)‘의 국내 판로를 제약사 한독까지 넓혔다. 양사가 8월 19일 이 수면 리듬 기록 기기의 유통·판매 계약을 체결했다고 에이슬립이 이튿날 밝혔다. 앞서 종근당과 맺은 계약에 이어 한독은 이 제품을 취급하는 두 번째 국내 제약사가 됐다. 디지털 헬스 스타트업이 자체 영업 조직을 키우는 대신 기존 제약사의 유통망을 빌려 쓰는 전략이 뚜렷해진 셈이다.
웨어러블 없이 수면을 기록하는 기기
크로노트랙은 사용자의 수면 리듬을 기록하는 디지털 의료기기로 등록돼 있으며, 웨어러블 센서 없이 수면을 분석한다는 점을 핵심 차별점으로 내세운다. 손목밴드와 반지가 주류인 소비자용 수면 추적 시장에서 확연히 구분되는 지점이다. 사용자에게 기기를 몸에 착용하라고 요구하는 대신, 에이슬립의 본업인 AI 기반 수면 분석 기술 위에 제품을 얹은 구조다. 유통을 맡는 제약사 입장에서도 착용형 부품이 없는 기기는 다루기 한결 수월한 상품이다. 하드웨어 물류 부담이 적고, 제품 가치가 소프트웨어와 거기서 나오는 데이터에 실려 있기 때문이다.
에이슬립이 제약사와 계속 손잡는 이유
이번 발표에서 더 눈여겨볼 대목은 파트너 선택이다. 상장 중견 제약사인 한독과 국내 대형 제약사 축에 드는 종근당은 모두 슬립테크 스타트업이 단기간에 갖추기 어려운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병원·의원·약국과 쌓아온 거래 관계, 그리고 규제 대상 의료 제품 영업에 익숙한 판매 조직이다. 국내에서 디지털 의료기기가 의료진의 처방이나 권유를 받으려면 기존 의약품과 같은 제도권 유통 경로를 거쳐야 하는데, 이 분야 신생 기업의 발목을 잡는 것은 대개 기술이 아니라 바로 이 채널 접근성이다.
제약사 쪽 계산은 반대 방향으로 흐른다. 국내 제약사들은 성장하는 디지털 헬스 분야에 큰 자본을 들이지 않고 발을 걸치는 방법으로 관련 제품을 포트폴리오에 추가해 왔다. 유통 계약을 맺으면 개발비를 대지 않고도 크로노트랙 같은 기기의 시장 수요를 시험해 볼 수 있다.
유통사 두 곳 체제가 바꾸는 것
같은 기기를 취급하는 제약 파트너가 두 곳이 되면서, 에이슬립은 단일 채널 실험 단계를 지나 진짜 국내 유통망에 가까운 형태를 갖추게 됐다. 유통사가 겹치면 채널 간 충돌이 생길 수 있지만, 제약 영업에서는 각 파트너가 자기 관계가 가장 탄탄한 거래처를 나눠 맡는 지역별·기관별 분담으로 정리되는 경우가 더 흔하다. 이 체제가 의미 있는 판매량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입증되지 않았다. 두 회사 모두 계약 금액이나 판매 목표를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첫 제휴가 두 번째 계약을 정당화할 만큼의 성과를 냈으리라는 점은 순서상 짐작할 수 있다.
에이슬립, 나아가 한국 슬립테크 업계 전체에 걸린 더 큰 시험은 수면을 기록·분석하는 기기가 웰니스 호기심 상품을 넘어 의료진이 일상적으로 주문하는 제품으로 올라설 수 있느냐다. 이미 의료진의 공급망 안에 자리 잡은 회사들을 끌어들이는 것이 그 답을 확인하는 가장 빠른 길이다.
Sources (3) — Maeil Business Newspaper · Yonhap News Agency · Ministry of Economy and Finance
- Maeil Business Newspaper, 2026-08-20
- Yonhap News Agency, 2026-08-20
- Ministry of Economy and Finance, 2026-08-13
출처: 재정경제부 보도자료, 공공누리 제1유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