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에이치 방배 잔금대출 3배로 늘린 은행들 — 입주 고객 유치전 점화

디에이치 방배 잔금대출 3배로 늘린 은행들 — 입주 고객 유치전 점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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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달 입주를 시작하는 서울 서초구 방배동 신축 단지 디에이치 방배(The H Bangbae)를 놓고 5대 시중은행이 잔금대출 한도를 약 3배로 늘리고 금리까지 낮추며 입주 예정자 유치 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규제 당국이 가계대출 고삐를 늦추자마자 은행 자금이 서울 핵심 주거지로 얼마나 빠르게 몰려드는지를 보여주는 이른 신호다.

잔금대출은 왜 은행들의 표적이 되나

잔금대출은 아파트 매수 대금 가운데 마지막이자 가장 큰 몫, 즉 완공된 집의 열쇠를 받을 때 치러야 할 돈을 메워 주는 대출이다. 한 단지 전체가 같은 시기에 입주하기 때문에 대출도 집단으로 실행되는데, 대형 단지 하나를 잡으면 은행은 단번에 수천 명의 차주를 확보하게 된다. 그것도 서울에서 집값이 가장 비싼 축에 드는 지역의 새 아파트를 담보로 잡은, 신용도 높은 가계들이다. 집값이 가장 잘 버텨 온 강남권 시장에 자리한 디에이치 방배가 유난히 탐나는 먹잇감이 된 이유이며, 은행들은 이 단지에 배정하는 대출 한도를 저마다 끌어올리고 입주 예정자에게 제시하는 금리를 놓고 경쟁하는 것으로 화답했다.

빗장 풀린 규제가 연 문

이번 경쟁의 배경에는 정책 기조의 변화가 있다. 금융당국은 가계대출 총량 규제를 완화하면서, 실거주 목적으로 집을 사는 실수요자 대상 집단대출을 총량 한도에서 어떻게 취급할지도 손질했다. 정부가 정한 상한선을 지키느라 몇 년간 주택담보대출 증가분을 배급하듯 관리해 온 은행들 입장에서, 완공 단지에 입주하는 실수요자 대출은 이제 규제와 부딪히지 않고 몸집을 불릴 수 있는 몇 안 되는 통로가 됐다. 디에이치 방배에서 한도가 3배로 뛴 것은 눌려 있던 대출 수요가 출구를 만나면 얼마나 한곳으로 쏠릴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입주자에겐 호재, 당국에겐 딜레마

잔금 납부 기한을 앞둔 가계 입장에서 은행들의 경쟁은 두말할 것 없이 반가운 소식이다. 돈이 가장 필요한 바로 그 시점에 대출 문은 넓어지고 금리는 싸지기 때문이다. 문제는 정책 쪽에 있다. 한도·금리 경쟁이 이미 과열 초기 증상을 보인다는 보도가 나왔고, 이번 사례는 당국이 수년간 눌러 온 가계부채 억제라는 큰 목표와 어긋난다. 실수요를 뒷받침하라고 열어 준 대출이 고가 주택이 몰린 특정 지역 한 곳으로 압도적으로 흘러들고 있으며, 서울의 간판급 단지마다 공격적인 집단대출이 공식처럼 굳어지면, 실수요자 예외 조항이 부양이 가장 필요 없는 시장에 새 레버리지를 밀어 넣는 통로가 될 수 있다.

당국의 대응은 완화된 규제의 경계선이 실제로 어디에 그어져 있는지를 보여줄 것이다. 지금의 경쟁을 용인한다면 실수요자 집단대출은 마음껏 뛰어도 되는 영역이라는 신호가 되고, 경고나 지도 강화가 나온다면 예의주시 중인 예외라는 표시가 된다. 어느 쪽이든 디에이치 방배의 입주 시즌은 한국의 가계부채 관리 체계가 은행 간 대출 경쟁을 어디까지 감당할 준비가 돼 있는지를 가늠하는 생생한 실험장이 됐다.

Sources (4) — Yonhap News Agency · Maeil Business News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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