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웨스팅하우스 지분 투자설에 6% 급등…삼성전자·SK하이닉스는 잭슨홀 앞두고 급락
8월 마지막 주 한국 증시에서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의 희비가 크게 갈렸다. 한국전력(KEPCO)은 미국 원전 기업 웨스팅하우스(Westinghouse) 지분 투자 가능성이 보도되면서 8월 26일 6% 넘게 올라 마감했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주 초반의 상승분을 모두 내주며 8월 28일 각각 3%대, 4%대 하락으로 밀렸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의 잭슨홀 연설을 앞두고 투자자들이 경계 태세로 돌아선 탓이다.
국영 전력사를 움직인 원전 재료
한전의 급등은 이번 주 한국 대형주 가운데 가장 가파른 단일 종목 움직임이었다. 미국 원자로 건설사 웨스팅하우스에 지분을 투자할 수 있다는 보도가 돌자, 국가가 지배하는 이 전력사는 8월 26일 정규장을 6% 넘는 상승으로 마쳤다. 다만 해당 보도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고 투자에 관한 공식 공시도 나오지 않았다. 완결된 거래가 아니라 가능성만 보고 투자자들이 먼저 움직인 셈이다.
이 투자설에 무게가 실리는 이유는 한전그룹의 사업 구조에 있다. 자회사 한전기술(KEPCO E&C)이 원전 설계·엔지니어링을 전문으로 하는 만큼, 그룹 전체가 원자로 수출 사업의 직접 당사자다. 웨스팅하우스는 이 시장에서 경쟁자였고 때로는 계약 상대방이기도 했다. 두 회사 사이에 지분 관계가 생긴다면 해외 원전 수주 경쟁의 지형 자체가 달라진다. 보도만으로 주가가 이토록 빠르게 반응한 배경이다.
이틀 상승분을 반납한 반도체 투톱
한국 메모리 반도체 양대 기업의 주가는 3거래일 만에 제자리로 돌아왔다. 8월 26일 삼성전자는 보합으로 출발해 1.8% 오른 채 마감했고 SK하이닉스도 0.6% 상승했다. 그러나 8월 28일 분위기가 뒤집혔다. 두 종목 모두 1% 안팎 하락 출발한 뒤 장중 낙폭을 키워, 삼성전자는 3%대 하락으로 마쳤고 SK하이닉스는 4% 넘게 떨어졌다.
배경으로는 두 흐름이 겹친 것으로 보인다. 먼저 엔비디아의 상승세에 연동돼 온 매수 동력이 소진될 조짐을 보였다. 한국 메모리 기업들은 AI 하드웨어 공급망의 핵심 축이어서 엔비디아 흐름이 꾸준한 주가 동인이 돼 왔다. 여기에 연준 의장의 잭슨홀 심포지엄 연설을 앞두고 트레이더들이 미리 비중을 줄였다. 잭슨홀 연설은 미국 금리 정책에 대한 기대를 다시 짜는 행사로, 아시아 기술주 투자심리까지 좌우하곤 한다.
한국 증시 입장에서 이 문제는 일회성이 아니라 구조적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마이크론과 함께 세계 메모리 반도체 생산을 지배하는 3강을 이루며, SK하이닉스 한 곳만 해도 2025 회계연도에 매출 약 97조 1500억 원, 순이익 약 42조 9500억 원을 기록했다. 이 두 종목이 하루에 수 퍼센트씩 출렁이면, 그 지수 충격을 다른 업종이 상쇄하기는 사실상 어렵다.
물밑에서 나온 지분 공시 하나
한편 삼성전자 주식에 관한 대량 지분 보고서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제출됐다. 제출 주체는 삼성물산이다. 이런 보고서 자체는 주요 지분 보유 상황을 알리는 통상적인 규제 절차이지만, 누가 냈는지가 관건이다. 삼성물산은 그룹 지배구조의 중심에 있는 회사로, 1938년 세워진 창업 모태 상사에 뿌리를 둔다. 한국 최대 기업의 지배구조 향방을 지켜보는 투자자들에게 이 지분의 움직임은 절차적 공시라 해도 상시 점검 대상이다.
지금 위험의 무게중심은 어디에 있나
이번 주 흐름은 두 이야기가 얼마나 다른 방식으로 가격에 반영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한전의 상승은 확인되지 않은 전략적 가능성에 기대고 있어, 회사나 웨스팅하우스 대주주 측이 입장을 밝히기 전까지는 위아래 어느 쪽으로든 헤드라인 한 줄에 흔들릴 수 있다. 반면 반도체 투톱의 조정은 날짜가 정해진 거시 이벤트와 AI 하드웨어 실적을 둘러싼 심리 사이클에 묶여 있어, 알려진 일정에 따라 해소될 변수다. 서울 증시 전체로 보면, 다음 방향을 정할 신호는 한국 안이 아니라 연준이 무슨 말을 내놓는지에서 나올 가능성이 크다.
Sources (5) — Yonhap News Agency · DART (Financial Supervisory Service)
- Yonhap News Agency, 2026-08-26
- Yonhap News Agency, 2026-08-26
- Yonhap News Agency, 2026-08-28
- Yonhap News Agency, 2026-08-28
- DART (Financial Supervisory Service), 2026-08-28
출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