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비청산 장외파생 증거금 지침 1년 연장… 3조 원 기준 유지

금융감독원이 중앙청산소를 거치지 않는 장외파생상품 거래에 적용되는 증거금 교환 지침의 시행 기간을 1년 연장했다. 이에 따라 장외파생상품 거래 잔액이 3조 원 이상인 금융회사는 지금처럼 거래 상대방과 증거금을 주고받아야 한다. 적용 대상과 기준은 바뀌지 않았고, 기존 제도가 그대로 이어진다.
누가 적용 대상인가
이번 지침의 적용 대상은 장외파생상품 거래 잔액 3조 원 이상을 보유한 금융회사다. 이 기준을 넘는 회사는 중앙청산을 거치지 않는 거래에서 반드시 담보를 교환해야 한다. 파생상품 계약의 한쪽이 부도를 내더라도 상대방이 미리 받아 둔 담보로 손실을 메울 수 있도록 하는 완충 장치다.
기준선 아래의 회사는 의무 교환 대상에서 빠진다. 결과적으로 규제 부담은 국내 파생상품 거래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은행·증권사·보험사에 집중되는 구조다.
왜 해마다 연장해야 하는가
한국은 비청산 증거금 제도를 법률에 못 박는 대신, 금융감독 당국인 금융감독원의 행정지도 형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행정지도는 국내 규제 관행상 존속 기한이 정해져 있어, 제도를 유지하려면 이번처럼 기한이 끝날 때마다 공식적으로 연장하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
제도의 뿌리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의 글로벌 규제 개혁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국제 기준 제정 기구들은 중앙청산 밖에 남는 파생상품에도 별도의 담보 안전장치가 필요하다고 결론 내렸고, 한국을 포함한 각국이 이 합의에 맞춰 증거금 교환 의무를 도입했다. 이번 1년 연장은 행정지도라는 비법률적 형식이 이어지는 동안에도 한국의 제도 운영이 끊기지 않게 하는 조치다.
시장 참가자에게 달라지는 것
적용 대상 회사 입장에서 이번 연장으로 실무가 달라지는 것은 없다. 기존 지침에 맞춰 구축한 담보 계약, 수탁 구조, 일일 증거금 처리 절차가 그대로 유지된다. 오히려 주목할 대목은 일어나지 않은 일이다. 기준선을 낮춰 더 작은 회사까지 끌어들이지도 않았고, 제도를 실효시키지도 않았다. 만약 실효됐다면 글로벌 거래 상대방들이 당연하게 여기는 국제 기준과 한국 시장 관행 사이에 공백이 생길 뻔했다.
다만 해마다 연장을 반복하는 방식 자체가 남긴 구조적 물음은 여전하다. 매년 재승인을 받아야 하는 제도는 법제화된 규정보다 확실성이 떨어진다. 수년 단위 인프라 투자를 결정해야 하는 국내 금융회사에도, 한국의 담보 보호 장치가 얼마나 지속될지 따져보는 해외 거래 상대방에도 마찬가지다. 이 의무가 항구적인 법적 근거를 갖추기 전까지는, 매년 반복되는 연장이 위기 이후 도입된 핵심 안전장치를 한국 파생상품 시장에 붙들어 두는 유일한 장치로 남는다.
Sources (2) — The Korea Economic Daily · ChosunBiz
- The Korea Economic Daily, 2026-08-19
- ChosunBiz, 2026-08-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