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7000 재도전, 두 반도체주가 끌고 거래는 연중 최저

코스피 7000 재도전, 두 반도체주가 끌고 거래는 연중 최저
AI 생성 이미지

코스피의 이번 7000선 도전은 시장 전체의 힘이 아니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단 두 종목이 끌어올린 결과다. 지수가 회복되는 동안 거래대금과 거래량은 오히려 올해 들어 가장 낮은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반등 자체는 실재하지만 그 폭은 좁다는 뜻이다. 여기에 SK하이닉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자기주식 취득 결정과 주식 소각 결정을 공시하며 주주환원이라는 추가 동력을 보탰다.

두 종목에 쏠린 상승장

지수가 강할 때는 보통 시장 전반의 위험선호가 살아났다는 해석이 따라붙는다. 이번은 다르다. 7000선을 향한 회복은 코스피 시가총액을 지배하는 두 대형주,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가 주도했다. 상승이 이 정도로 쏠려 있으면 지수는 오르는데 대다수 상장사와 대다수 개인 투자자의 계좌는 거의 움직이지 않는 상황이 벌어진다.

거래 지표가 이 점을 그대로 보여준다. 반등 구간에서 거래대금과 거래량 모두 연중 최저치로 미끄러졌다. 거래가 줄어드는 가운데 주가만 오르는 흐름은, 시장 전반에 돈이 도는 것이 아니라 소수 종목에 확신을 가진 소수 매수 주체가 가격을 밀어 올리고 있다는 신호로 읽히는 게 보통이다. 그렇다고 이번 상승이 가짜라는 뜻은 아니다. 다만 참여자가 적을수록 적은 매도 물량으로도 상승분이 되돌려질 수 있어, 7000이라는 큰 숫자가 주는 인상보다 실제 지지력은 약할 수 있다.

SK하이닉스, 자사주 매입에 소각까지 더했다

SK하이닉스는 자본환원 조치로 랠리의 자기 몫을 굳혔다.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회사는 자기주식 취득 결정에 관한 주요사항보고서와 별도의 주식 소각 결정을 공시했고, 공정공시도 함께 냈다. 주주 입장에서 더 강한 신호는 소각이다. 단순히 자사주로 보유하는 것과 달리 소각된 주식은 발행주식 수를 영구히 줄여, 남은 주주의 주당 지표를 끌어올린다.

이런 결정이 나온 회사의 규모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SK하이닉스는 2024년 매출 약 66조 1900억 원을 기록했고 같은 해 기준 임직원은 4만 6863명이다. 삼성전자, 마이크론(Micron)과 함께 세계 메모리 반도체 3강을 이루며 본사는 서울 남쪽의 이천에 있다. 이만한 규모의 회사가 매입과 소각을 묶어 내놓는 것은 자본을 주주에게 돌려주는 동시에, 주가를 밀어 올려온 메모리 사이클에 대한 자신감을 내보이는 행위이기도 하다.

메모리 양강이 지수의 천장을 정하는 이유

한국 증시가 메모리 사이클에 이토록 연동된 데에는 두 회사가 걸어온 역사가 깔려 있다. 지금의 SK하이닉스는 1983년 2월 현대전자로 출발해 1992년 세계 D램 업계 9위까지 올랐고, 오랜 구조조정을 거쳐 2012년 SK그룹에 편입됐다. 삼성의 뿌리는 더 깊다. 그룹은 1938년 3월 1일 대구에서 창립됐고, 오늘날 이재용 회장이 서울 삼성타운 본사에서 이끄는 이 그룹의 브랜드 가치는 2024년 기준 세계 5위다.

이 역사는 지금의 랠리를 읽는 열쇠다. 세계 메모리 수요가 달아오르면 이 두 회사만으로 한국 지수 전체가 들려 올라간다. 지금 시장이 보여주는 모습이 정확히 그것이다. 뒤집어 말하면, 7000선에서 코스피의 운명은 당분간 한국 경제 전반이 아니라 메모리 사이클에 대한 투표라는 얘기다.

얇은 거래가 남긴 질문

사상 최고 수준의 지수와 연중 최저의 참여가 공존하는 이 불편한 조합 앞에는 두 갈래 길이 있다. 관망하던 자금이 반도체 두 종목의 강세와 SK하이닉스의 소각 결정을 확인 신호로 받아들이면 거래가 살아나고 7000선은 바닥으로 굳어진다. 반대로 자금이 계속 밖에 머무르면 지수는 두 종목의 호가창에 계속 볼모로 잡혀 있게 된다. 어느 쪽이든 다음 의미 있는 움직임은 지수 숫자보다 거래대금에서 먼저 나타날 것이다.

Sources (5) — Yonhap News Agency · DART (Financial Supervisory Service)

출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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