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은행은 사상 최대, 코인 거래소는 적자 — 두 갈래로 갈라진 2분기 성적표

8월 14일 하루에 쏟아진 2분기 실적 공시에서 한국 금융권의 명암이 극명하게 갈렸다. SC제일은행과 한국씨티은행 등 외국계 은행 두 곳은 나란히 창사 이래 최대 분기 순이익을 써낸 반면, 국내 가상자산 시장을 양분하는 빗썸과 두나무는 각각 적자 전환과 순이익 급감을 공시했다. 규제 아래 예금과 대출로 돈을 버는 은행은 이익을 쌓아가고, 거래 수수료에 기대는 디지털자산 플랫폼은 긴 침체를 견디고 있다는 구도가 단 하루의 공시만으로 선명하게 드러난 셈이다.
외국계 은행 두 곳, 나란히 사상 최대 실적
스탠다드차타드그룹의 한국 법인인 SC제일은행은 4~6월 분기 순이익 3196억 원을 기록했다. 1년 전보다 230.5% 늘어난 수치로, 이 은행 역사상 가장 큰 분기 이익이다.
한국씨티은행도 규모만 작을 뿐 같은 흐름을 보였다. 2분기 순이익은 1868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6% 증가했고, 역시 분기 기준 사상 최대치다.
두 은행 모두 최근 몇 년간 국내 소매금융을 줄이고 기업·기관금융에 집중하는 방향으로 몸집을 정비해 왔다. 같은 분기에 나란히 기록적 실적을 낸 것은, 이 ‘슬림화 전략’이 이제 실제 이익으로 직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정반대로 움직인 가상자산 거래소
같은 날 가상자산 업계의 공시는 정반대 이야기를 들려줬다. 빗썸은 2분기 218억 원의 순손실을 내며 적자로 돌아섰고, 매출은 35.8% 줄었다.
훨씬 규모가 큰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는 흑자를 지켰지만 여유 있는 성적은 아니었다. 순이익은 389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분기의 976억 원에서 60% 급감했다. 거래량이 곧 실적으로 이어지는 사실상의 양강 체제에서 두 회사가 동시에 이 정도로 꺾였다는 것은, 특정 회사의 실책이 아니라 국내 가상자산 거래 자체가 시장 전반에서 위축됐다는 뜻으로 읽힌다.
두나무는 실적 발표와 함께 사회공헌 성과도 알렸다. 자사 청년 지원 프로그램이 지난 3년간 청년 4122명의 신용 회복과 경제적 자립을 도왔다는 내용으로, 규제상 지위를 두고 여전히 당국과 줄다리기 중인 업계로서는 무게가 실리는 공시다.
흑자로 돌아선 롯데손해보험
양극단 사이에서 롯데손해보험은 규모는 작지만 방향성이 뚜렷한 결과를 내놨다. 2분기 영업이익 31억 원, 순이익 13억 원으로 분기 흑자에 복귀했다. 절대 액수는 크지 않지만, 어려운 시기를 지나온 중위권 보험사가 다시 흑자로 돌아섰다는 점 자체에 의미가 있다.
엇갈린 실적이 말해주는 것
8월 14일의 공시들을 한데 놓고 보면, 지금 한국 금융권에서는 가장 안전한 사업 모델이 가장 많은 돈을 벌고 있다. 탄탄한 기업대출 기반을 갖춘 은행들은 이번 분기를 기록적 이익으로 바꿔냈고, 투기적 거래량에 노출된 플랫폼들은 이익 창출력의 대부분 혹은 전부를 반납했다. 어떤 사업 모델이 버티고 있는지를 가늠하려는 투자자와 정책 당국에게, 이번 2분기는 보기 드물게 깔끔한 자연 실험을 제공했다 — 그리고 적어도 지금까지의 답은 분명하다.
Sources (7) — Yonhap News Agency · Ministry of Economy and Finance
- Yonhap News Agency, 2026-08-14
- Yonhap News Agency, 2026-08-14
- Yonhap News Agency, 2026-08-14
- Yonhap News Agency, 2026-08-14
- Yonhap News Agency, 2026-08-12
- Yonhap News Agency, 2026-08-14
- Ministry of Economy and Finance, 2026-07-31
출처: 재정경제부 보도자료, 공공누리 제1유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