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쓰오일 "샤힌 프로젝트 내년 상업 가동"…공급과잉 정면 돌파 승부수

에쓰오일 "샤힌 프로젝트 내년 상업 가동"…공급과잉 정면 돌파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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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쓰오일(S-Oil)이 울산에 건설 중인 석유화학 복합설비 ‘샤힌 프로젝트’를 예정대로 내년에 상업 가동한다고 8월 18일 밝혔다. 공급과잉으로 신음하는 한국 석유화학 산업이 이 설비를 발판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되찾을 것이라는 기대도 함께 내놨다. 회사 설명을 뜯어보면 샤힌은 단순한 몸집 불리기가 아니다. 아시아·중동 곳곳에서 쏟아지는 신규 설비와 원가로 맞붙기 위해 설계한 생산 기지라는 것이 발표의 핵심이다.

가동 시점 발표에 담긴 메시지

이번 발표는 내용 못지않게 시점이 중요하다. 한국 석유화학 업계는 지난 몇 년간 부진한 전방 수요와 신규 설비 증설 물결 사이에 끼여 있었고, 공급과잉은 이미 정부 차원의 상시 정책 과제가 됐다. 이런 상황에서 에쓰오일이 샤힌의 내년 가동을 못 박은 것은 의도된 반론으로 읽힌다. 설비를 세우거나 통폐합하는 대신, 낡은 공장이 채산을 못 맞출 때도 이익을 낼 만큼 원가 곡선 아래쪽에 자리 잡은 설비야말로 공급과잉의 해법이라는 주장이다.

이 주장의 근거는 통합에 있다. 샤힌은 석유화학 생산을 에쓰오일의 울산 정유 설비에 직결해, 원유 한 배럴에서 연료가 아닌 화학 원료로 전환되는 몫을 키운다. 전 세계 석유 소비 가운데 이미 약 10%가 에너지가 아닌 합성 원료 용도로 쓰이고 있으며, 연료 수요가 줄어드는 정유사들은 설비 여건이 허락하는 한 이 비율을 끌어올리는 추세다.

통합 설비가 유리해지는 화학적 이유

이 프로젝트의 경제성은 결국 분해 공정의 기본 산수로 거슬러 올라간다. 나프타를 700~800°C의 분해로에서 1.5초가 안 되는 체류 시간으로 스팀 분해하면, 통상 에틸렌 약 27%를 필두로 프로필렌 약 15%, 메탄 14%, C4 유분 11%, 분해 가솔린 약 18%가 나온다. 이 가운데 알짜는 에틸렌이다. 전 세계 에틸렌 생산량의 절반 가까이가 포장재와 생활용품에 두루 쓰이는 범용 플라스틱, 폴리에틸렌을 만드는 데 들어간다.

제품 구성비가 화학 반응 자체로 사실상 정해져 있는 만큼, 생산자 간 경쟁은 원료 비용과 열효율 싸움으로 좁혀진다. 샤힌 같은 정유 통합형 프로젝트가 우위를 주장하는 지점이 바로 여기다. 바로 옆 정유공장에서 원료를 받아 오고 부산물은 다시 돌려보내는 분해설비는, 독립형 공장이 떠안는 물류 비용과 마진 누수의 상당 부분을 피해 간다.

울산과 업계 전체에 걸린 것

한국 석유화학의 심장부인 울산으로서는, 샤힌이 성공적으로 가동되면 연료 중심 정유에서 화학으로 넘어가는 지역 산업 전환의 닻이 된다. 국내 여러 업체가 노후 나프타 분해설비 폐쇄를 저울질하는 시점이라 더욱 그렇다. 업계 전체로 보면 샤힌은 에쓰오일이 발표에서 내세운 명제의 시험대가 되고 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수십 년에 걸쳐 화학 제조업의 기둥으로 성장한 석유화학에서, 한국이 기존 설비를 지키는 방식이 아니라 지금의 원가 환경에 맞게 지은 설비로 갈아타는 방식으로 자리를 지킬 수 있다는 명제다.

에쓰오일은 내년이라는 시점에 회사의 공언을 걸었다. 그때까지 지켜봐야 할 변수는 정작 회사가 이번 발표에서 언급하지 않은 것들이다. 공급과잉인 역내 시장에서 신규 물량이 얼마나 빨리 구매처를 찾을지, 그리고 통합이 주는 원가 우위가 서류상 계산만큼 실제 가동에서도 결정적일지다.

Sources (2) — The Korea Economic Daily · Maeil Business News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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