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공원에 아파트? 8·13 공급대책에 서울시·용산구 정면 반발

정부의 8·13 주택공급대책을 놓고 중앙정부와 서울시가 공개 충돌에 들어갔다. 가장 첨예한 쟁점은 그동안 공급 논의 테이블에 제대로 오른 적 없던 땅, 용산공원과 서울 그린벨트다. 서울시는 대책에 담긴 핵심 부지들에 대해 사전 협의가 없었다며 그린벨트를 풀어 아파트를 짓는 방안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고, 용산구는 한발 더 나아가 공원 부지 내 주택 건설 자체에 강력 반대한다고 선언했다. 국토교통부는 물러서기는커녕 공원 전체를 주택 용지로 쓸 수 있을지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8월 20일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과 오세훈 서울시장이 만나는 자리에서 정면충돌이 예고된 상태다.
서울시 “합의한 적 없다” — 8·13 대책의 균열
8·13 대책은 서울 도심에 크게 기대고 있다. 용산국제업무지구에 약 1만 가구를 공급하고 2028년 착공한다는 내용이 담겼는데, 서울시는 주택 부분이 국토교통부와의 협의에서 확정된 적 없다며 이 일정 자체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서울시는 대책 전반에 대해서도 사전 협의가 부족했다며 유감을 표명했다. 수도 서울에서 대규모 공급을 함께 집행해야 하는 두 행정주체 사이에 나온, 이례적인 공개 반발이다.
이 갈등이 중요한 이유는 대책이 굴러가는 데 필요한 장치 상당수를 서울시가 쥐고 있어서다. 용도지역 결정, 재개발 인허가, 도시공원 관리가 모두 시의 권한이다. 세종에서 발표한 공급 목표라도 서울시청이 서류 처리를 미루면 금세 멈춰 설 수 있다.
용산공원이 유독 민감한 땅인 이유
용산공원은 주한미군의 옛 용산기지에서 돌려받은 땅에 조성되고 있다. 이 부지는 1906년부터 1945년 광복까지 일본군이 사용했고, 이후 오랫동안 주한미군 사령부가 자리해 왔다. 역대 정부는 한 세기 넘게 군사시설이었던 도심 한복판을 시민에게 돌려주는 상징으로 공원 조성을 내세워 왔다.
반발이 이토록 거센 것도 이 역사 때문이다. 김이탁 국토교통부 1차관이 이미 개방돼 있는 구역인 용산어린이정원을 주택 용지로 쓰는 방안을 논의하겠다고 하자 서울시가 반대했고, 장관이 공원 전체를 대상으로 검토하겠다고 하자 용산구가 강력 반대 입장을 따로 내면서 구청까지 서울시 편에 섰다.
정부의 논리는 단순한 토지 경제학이다. 서울은 약 605㎢ 면적에 주민등록 인구 약 931만 명이 산다. 도심 인근의 대규모 개발 가능 부지는 군부대가 있던 자리를 빼면 사실상 없다. 이에 맞서는 서울시와 용산구의 반론은, 공원은 영구적인 공공 공간으로 약속된 땅이며 이를 내주면 일회성 주택 공급을 얻는 대신 되돌릴 수 없는 손실을 치른다는 것이다.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온 그린벨트 반대
공원만 쟁점인 것은 아니다. 서울시는 그린벨트를 해제해 주택을 짓는 데 반대한다는 오랜 입장을 다시 밝혔다. 여러 차례의 정부 공급대책을 거치며 지켜온 기조다. 그린벨트 해제는 도심 부지가 바닥날 때마다 중앙정부가 꺼내 온 대안이었던 만큼, 서울시의 선제적 거부는 이번 대책의 운신 폭을 그만큼 좁혀 놓는다.
오세훈, 논쟁의 초점을 세제로 돌리다
오세훈 시장은 전선을 하나 더 열었다. 그는 재개발 규제 완화 요구가 일부 반영된 점은 환영하면서도, 기획재정부가 올여름 발표한 2026년 세제개편안을 손보지 않으면 공급 대책이 의도한 효과를 낼 수 없다고 주장했다. 공급 확대와 현행 세제가 서로 반대 방향으로 작용하고 있어, 주택 거래와 보유에 붙는 세 부담을 조정하지 않으면 새로운 공급 목표가 시장 안정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논리다.
이제 8월 20일 장관과 시장의 회동은 용산공원, 그린벨트, 용산국제업무지구 일정, 세제까지 모든 쟁점이 한데 모이는 자리가 됐다. 두 사람이 공동 로드맵을 들고 나올지, 입장만 굳힌 채 헤어질지에 따라 8·13 대책이 실제로 집을 지어야 하는 도시와 부딪힌 뒤 얼마나 살아남을지가 갈린다.
Sources (11) — Yonhap News Agency · The Korea Economic Daily · Ministry of Economy and Finance
- Yonhap News Agency, 2026-08-13
- Yonhap News Agency, 2026-08-15
- Yonhap News Agency, 2026-08-13
- Yonhap News Agency, 2026-08-14
- Yonhap News Agency, 2026-08-13
- Yonhap News Agency, 2026-08-14
- The Korea Economic Daily, 2026-08-15
- Yonhap News Agency, 2026-08-14
- Yonhap News Agency, 2026-08-14
- Yonhap News Agency, 2026-08-13
- Ministry of Economy and Finance, 2026-08-03
출처: 재정경제부 보도자료, 공공누리 제1유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