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어린이정원, 주택 공급 카드로 — 국토부, 서울시와 협의 나선다

국토교통부가 서울에서 가장 민감한 땅 중 하나인 용산공원 안 어린이정원 부지를 주택 공급에 쓸 수 있을지 서울시와 협의에 나선다. 김이탁 국토부 제1차관은 이 부지의 주택 공급 활용 여부를 서울시와 협의하겠다고 밝혔고, 김윤덕 장관은 별도 자리에서 오세훈 시장 측과의 관계를 협력적이라고 평가하며 시장의 요청 사항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협의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두 발언을 겹쳐 보면 정부 구상의 윤곽이 드러난다 — 도심 한복판의 공공 부지를 풀어 서울의 주택난을 덜되, 그 과정에서 서울시를 우군으로 붙잡아 두겠다는 것이다.
왜 공원 부지가 공급 후보에 올랐나
서울은 국토의 약 0.6%에 해당하는 약 605㎢ 면적, 25개 자치구에 약 931만 명이 산다. 시내의 큰 필지 하나하나가 공급 논쟁에서 유난히 무게를 갖는 이유다. 그중에서도 옛 용산기지 터만큼 넓고 상징성이 큰 땅은 드물다. 이 땅은 1906년부터 1945년 해방 때까지 일본군 시설이었고, 한국전쟁 이후에는 주한미군 사령부가 자리했다. 민간 개방은 수십 년에 걸친 사업으로, 1988년 12월 대통령령으로 절차가 시작됐고, 기지 골프장 자리에 조성된 용산가족공원이 1992년 11월 시민에게 개방됐다.
어린이정원은 용산공원 조성 대상으로 계획돼 있던 반환 기지 부지의 일부다. 이 땅의 일부라도 아파트로 돌린다면, 도심에서 녹지와 주택 재고를 저울질하는 정부의 셈법이 크게 달라졌다는 신호가 된다. 결정이 아니라 협의부터 하겠다는 차관의 조심스러운 어법은, 이 맞교환이 얼마나 큰 논쟁을 부를지 짐작하게 한다.
세종과 시청 사이, 이례적으로 부드러운 기류
한국의 주택 정책은 세종 정부청사의 중앙정부와 서울시장실 사이 줄다리기로 흐르기 일쑤였다. 두 쪽을 서로 다른 정당이 이끌 때는 더욱 그랬다. 그래서 김윤덕 장관의 어조가 눈에 띈다. 2025년 7월 19일 이재명 정부의 다섯 번째 국토부 장관으로 취임한 그는 오 시장의 요청 사항을 진지하게 들여다보고 있다고 강조했고, 실무 협의에 마찰이 없다고까지 표현하며 화합의 신호를 보냈다.
이런 몸짓이 중요한 이유가 있다. 용도지역 변경이든 용적률 완화든 용산 같은 공공 부지 전환이든, 서울 안에서 굴러가는 대규모 공급 계획은 거의 예외 없이 인허가와 기반시설에서 시의 협조를 필요로 한다. 일방적 지구 지정 대신 공동 검토를 공개적으로 약속했다는 것은, 중앙과 지방의 갈등 속에 멈춰 섰던 과거 공급 드라이브의 교훈을 국토부가 새겼다는 뜻으로 읽힌다.
실거주 않는 1주택자에게는 ‘연착륙’ 신호
장관은 실거주하지 않는 1주택 소유자들의 반발에도 답했다. 최근 세제 개편으로 실거주 전환 압박을 받게 된 이들이다. 그의 해법은 점진주의였다. 거주 요건 관련 조치를 한꺼번에 밀어붙이지 않고 단계적으로 시행하며, 공급 확대로 그 충격을 흡수하겠다는 것이다. 시장이 적응하는 동안 급하게 집을 팔거나 이사해야 하는 상황으로 내몰릴까 걱정하는 가구를 안심시키려는 메시지다.
정부가 잡으려는 균형
이날 발언들을 관통하는 흐름은 순서 조절이다. 국토부는 용산 공원 부지 전환까지 꺼내 들 만큼 공급에 공격적으로 움직였다는 평가를 원하면서도, 과거 공급 계획들을 무너뜨린 두 가지 실패 공식 — 서울시청과의 정면 충돌, 그리고 일반 소유자를 덮치는 급격한 수요 측 충격 — 은 피하려 한다. 어린이정원 카드가 여론의 검증을 통과할지가 이 균형의 첫 시험대가 될 것이고, 구체적인 부지와 밀도, 일정이 테이블에 오르는 순간 협력의 수사가 어디까지 가는지는 예고된 서울시와의 협의가 보여줄 것이다.
Sources (6) — Yonhap News Agency · Ministry of Economy and Finance
- Yonhap News Agency, 2026-08-14
- Yonhap News Agency, 2026-08-11
- Yonhap News Agency, 2026-08-11
- Yonhap News Agency, 2026-08-11
- Yonhap News Agency, 2026-08-11
- Ministry of Economy and Finance, 2026-07-31
출처: 재정경제부 보도자료, 공공누리 제1유형